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주요 산업들의 성장이 주춤거리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비대면 서비스인 영화와 미디어 산업은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및 극장을 비롯한 인구 밀집 공간 방문에 대한 두려움은 OTT 플랫폼 서비스의 활성화를 불러일으켰다. 반면 극장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영화산업은 거의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코로나19와 OTT 플랫폼의 성장 썸네일

     

    지난달 10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소비자행태조사(MCR)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외부활동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80%는 "실내에서 TV나 스마트폰, PC 등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시청한다" 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OTT 서비스의 모바일 앱 이용 시간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모바일앱 시장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 용자의 넷플릭스 사용시간은 1월 첫째 주 672만 분에서 2월 넷째 주 817만 분으로 증 가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넷째 주 유튜브 이용시간은 2억 1497만 분으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 지 구독자 수가 전주 대비 3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도 4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HBO와 애플 TV+ 또한 신규 이용자 수가 각각 90%, 10%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5월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57억 7000만 달러(7조 1149억 원)에 영업이익 9억 6000만 달러(1조 1839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의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8%와 109%의 성장률을 보인다. 유료 가입자 수 또한 역대 최고치인 1억 8300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 1분기 넷플릭스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업계에서 예상한 수인 747만 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577만 명이다. 이러한 급성장세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되겠지만 특히 코로나 19 바이러스 전염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OTT 업계는 환호작약 대신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종식 후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는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에도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세계 시장 상황이 불안정하다며 업계 지원금 1억 5000만 달러 (1850억 원)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회사채를 발행해 자체 제작 콘텐츠, 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지금도 마련한다. 넷플릭스를 추격하는 OTT 업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신중히 분석하며 새 서비스를 선보인다. 유료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지, 환율 등 외부 조건은 얼마나 바뀔지 등을 검토한다.

     

    디즈니는 내우외환에 시달린다. 영화, 테마파크 등 주요 사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파고에 휩쓸렸다. 전 직원의 절반 수준인 10만 명쯤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이다. 2019년 말 서비스 시작 5개월만인 4월 세계 유료 가입자 수는 5000만 명에 달한다. 디즈니플러스는 서비스 지역 을 적극적으로 넓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유럽 일부 지역의 서비스 일정이 예정보다 다소 늦어졌지만, 최근 인도를 시작으로 확장을 시작했다. 이들은 5월 이후 서유 럽과 중남미, 올해 안에 일본 등지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저렴한 구독료(월 7달러, 8400원)와 스타워즈·마블 등 인기 지식재산권 자체 제작 콘텐츠를 앞세워 2024년까지 유료 가입자 9000만명을 확보한다. OTT 업계는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낙관론을 경계한다. 구독료·콘텐츠 제작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달러화 가격 변동 추이, 코로나19 극복 이후 유료 가입자 저하 가능성, 제작 혹은 상영 연기된 자체 제작 콘텐츠의 영향을 신중히 분석한다. 넷플릭스는 실적 인터뷰에서 "세계 주요 도시가 봉쇄되며 촬영, 성우의 더빙 녹음 등 콘텐츠 제작에 영향을 미쳤다"며 "원격 작업 시스템, 지원금 등 대안을 마련해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공급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OTT 플랫폼 서비스의 성장세는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영화와 콘텐츠를 제작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OTT 플랫폼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들도 많은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이미 넷플릭스의 <킹덤> 시리즈를 연출했으며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 등 충무로의 영향력 있는 여 러 명의 감독들이 OTT 플랫폼의 시리즈 콘텐츠 제작에 나선 상태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극장산업이 ‘언제까지 바닥세를 찍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영화산업은 지난 120여 년 동안 극장을 통해 관객을 만나 왔고 그 사이 TV나 인터넷 등의 새로운 매체들을 만나면서도 와이드스크린의 개발, 70mm 필름의 개발과 같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왔다. 지금 OTT 플랫폼이 성장하고 극장산업이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19’에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영화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많지만 지난 메르스처럼 코로나19 사태가 공식적으로 종식된다면 영화를 기반으로 한 극장 산업은 다시 부활할 것이 확실하다. 우리가 굳이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은 새로운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에만 그 이유가 있지는 않다. 그것은 ‘다른 사람과 영화를 함께 모여 즐기겠다’는 ‘일종의 문화이며 연대의 식’이다. 그 문화가 부지불식간에 사라진다고 전망하기는 그 누구도 힘들 것이다. 전염에 대한 위기의식이 사라지면 영화제작도 예전처럼 활발해질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통적인 영화산업의 중심에는 극장이 자리 잡고 있다. 영화에 투자를 하고 영화를 제작하는 사업자들의 입장에서 영화에 대한 최고의 수익구조는 극장 흥행이다. 비록 OTT 플랫폼의 성장세가 뛰어나지만 이 서비스는 아직 전통적인 영화산업 안에서는 부가판권 판매에 불과하다. 천만 관객이 본 영화의 부가판권 금액은 당연히 그 가치가 올라가겠지만 극장 수익의 비율에 비교하면 그 금액은 사실 초라한 수준이다. 이러한 최고의 수익구조를 영화 사업자들이 한 번에 내던져버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전통적인 극장산업에 위 기가 찾아온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OTT 플랫폼과 영화산업에서의 극장은 앞으로 시장에서 공존하겠지만 각자 생존을 위한 변화의 모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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