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후변화와 거시경제
기후변화는 이제 환경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은 전 세계적으로 장기 거시경제 정책목표가 되었다. 전통적으로 거시경제의 목표는 경제 성장과 소득·자산 분배의 조화에 있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이슈가 되면서 지속가능성이 새로운 거시경제 목표로 대두되었다. 탄소중립의 어려움은 50~100년 이후에 나타나 현세대가 볼 수 없는 지구 공통의 미래 문제를 각국이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실천 계획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향후 거시경제의 목표는 경제성장, 소득·자산 균형분배, 지속가능성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 잠재성장률의 제고와 실업, 특히 청년 실업을 감소시켜야 한다. 경제사회적 분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득과 자산의 평등한 분배와 더불어 세대 간 교육의 개선과 계층 간 이동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환경, 식량안보, 보건과 더불어 장기 국가재정의 건전성도 제고시켜야 한다.
국가의 장래는 경제성장, 소득·자산분배, 지속가능성이 조화를 이루는 삼위일체(Trinity)를 달성하느냐 아니면 3자 갈등구조인 트릴레마(Trillemma)로 빠지느냐가 좌우할 것이다. 1950년대 쿠즈네츠는 경제성장과 소득분배를 분석했다. 경제성장에 따라 소득 분배가 악화되지만, 경제성장과 국민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소득분배도 개선된다는 것을 쿠즈네츠곡선으로 분석했다. 1990년대 경제학자들은 환경쿠즈네츠 곡선을 통해 경제성장에 따라 환경이 악화되지만,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환경도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이제 경제성장, 소득·자산 분배,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경제성장, 소득·자산 분배, 환경과 지속가능성의 삼위일체 조화와 갈등구조인 트릴레마의 발생할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장기 경제발전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2.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GHGs: Greenhouse Gases)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다. 대기 중에 온실가스의 농도가 증가하면 지구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는 지구온난화가 발생한다. 그린피스는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연간 450만명(2018년 기준)이 사망한다고 한다. 6대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₆)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중 이산화탄소가 77%, 메탄 14%, 이산화질소 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제개발과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서식지를 잃은 동물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다가오고 있다. 인류가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인간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하고, 인간의 소비패턴도 변화해야 한다.
UN 창설 70주년을 맞아 2015년에 발표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169개 세부 목표는 빈곤, 기아, 건강, 교육, 젠더, 에너지,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인간, 지구, 번영을 위한 경제, 사회, 환경의 통합적 방식의 글로벌 과제이며, 2030년까지 중요한 행동계획이다.
한국의 탄소배출에 관한 현실은 나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의 98%를 수입하고, 전력의 68%를 화석연료로 생산하여 세계 7위 탄소배출국이다. 2021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성과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는 전 세계 61개국 중 53위이다. 기후변화성과지수는 온실가스 배출(40%), 재생에너지(20%), 에너지 사용(20%), 기후정책(20%)으로 추계된다. 현 추세라면 문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여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국가 간 갈등도 심화될 것이다. 선진국은 탄소 배출이 많은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를 이용해 산업혁명과 경제발전을 이루었지만, 개도국에 대해 화석연료 사용을 규제한다. 산업화를 시작할 개도국들은 화석연료 규제에 반대하고 탄소 중립을 위한 선진국 책임과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 출처 : 농협경제연구소